커티스 나일 : 모래 폭풍
Games/Arabian's Lost 2014. 4. 6. 05:16 |「 …… 동행 권유입니까? 오늘, 지금부터?
오늘은 모래 폭풍 경보가 떴는데요? 체이카한테 못 들으셨습니까?
……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. 전 따라갈 뿐입니다만……
그래도 위험한 건 다 아시는 거죠?
인간이나 몬스터가 상대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, 자연을 상대로 완전한 호위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.
말려들어가서 죽어도 불만은 듣지 않겠어요.
그래도 괜찮다면 수행하겠습니다만.
경보가 반드시 맞는다고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…… 」
( 그렇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몸이 술렁술렁거린단 말이죠……
아마도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만……, 뭐, 죽지는 않겠지.
운이 나쁘면 빈사 정도일까……
조금쯤은 아픈 꼴을 당한다면 프린세스 아이린도…….
…… 안 질리려나, 이 사람의 경우에는 )
「 ……!!
난처하네……. 옵니다 」
「 에……??? 」
「 …… 못 느끼시겠습니까? 」
「 ………… 」
귀를 기울이라는 지시에 주의를 기울여본다.
한참 멀리서……, 고오오…… 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.
「 ………… !!! 」
「 모래 폭풍입니다. 경보가 맞는 것 같네요.
곧 올 거예요.
도망쳐도 곧바로 따라잡힐테니까 이 부근에서 통과시키죠 」
커티스의 말대로 모래 폭풍의 스피드는 사람보다 훨씬 더 빠르다.
소리가 들릴만큼 가까워지면 먼저 도망칠 수 없다.
「 그치만 매직 아이템 같은 건 준비 안 했는데…… 」
「 아이템의 보조 따윈 필요없어요. 제가 결계를 치겠습니다 」
그렇게 말하고 커티스는 적당한 바위가 많은 곳을 찾기 시작했다.
기르카타르의 백성 중에는 마법사의 그것과는 다르게 독자적인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자가 많이 있다.
마법이라기보다 생활에 밀접하게 이어진 기술이 많다.
모래 폭풍의 대처법인 결계도 생활 기술의 한 가지다.
칠 수 있는 결계의 안전도는 술자의 힘에 비례한다.
「 …………. 이걸로 일단은 안심할 수 있겠죠.
바람은 직격하지 않겠지만, 모래 먼지는 완전히 막을 수 없으니까 들이마시지 않게 조심해주세요 」
「 네에∼.
고마워, 커티스 」
커티스가 준비해준 결계에 들어가 모래폭풍을 통과시킨다.
안전하지만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다.
할 게 없으니까 얌전히 이야기나 하게 된다.
모래 폭풍과 조우하면 이렇게 발이 묶이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.
커티스가 쳐 준 결계라 안심하고 있을 수 있다.
「 프린세스 아이린은 평소 마법은 쓰지 않으십니까?」
「 으음∼, 그다지 안 써.
쓸 수 없는 건 아닌데 서투르거든 」
「 마력이 낮다던가? 」
「 반대. 뭔가 무지하게 마력이 높다나봐 」
기르카타르는 마법을 중시하지 않는다.
그래서 정확한 측정식 같은 건 가지지 않았다.
나도 자신의 정확한 마력치는 모르지만 보통이 아니게 높은 것 같다.
간단한 측정에도 기계가 고장나 버린다.
「 헤에……. 그럼 우수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」
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었다면, 말이지 」
「 마법사가 됐을지도 모른다? 」
「 ………….
상상이 좀 안 되는데 」
「 저도 그래요. 마법사가 된 당신은 상상도 안 됩니다.
마법사 따윈 쓸모가 없다구요. 그만두는 편이 좋아요 」
암살자한테 쓸모가 없단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, 기르카타르에서의 마법사에 대한 인식 같은 건 이 정도다.
지위가 낮은 건 아니지만, 별로 와 닿지는 않는다.
직업 인구가 적고 마법을 쓸 수 있더라도 그걸 전업으로 삼는 사람도 적다.
마법사라고 하면 타국의 것이라는 인상이다.
「 모처럼 마력이 높은데 그것을 살리지 않는 것은 아깝습니다만…… 」
「 스스로 세이브할 수 없을 정도의 마력 같은 건,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썩히는 거나 마찬가지야.
누군가한테 줘버리고 싶을 정도 」
「 그렇게 마력이 강한 겁니까? 그건 더더욱 아깝네요 」
그렇게 말하면서도 커티스는 전혀 아까워하는 것 같지가 않다.
이 나라에서는 강한 마력 따윈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.
「 저희들의 직업에서도 흑마법은 터득하죠. 어둠의 계약을 나눈 자도 많아요.
암흑 마법은 대가를 강요당하지만 강력합니다.
제 부하 중에도 쓰는 자가 있어서……
…… 전(前) 부하지만요 」
「 …… ? 」
전(前) 부하라는 건, 지금은 부하가 아니라는 얘기다.
죽었다는 기색은 아니니 무슨 일이 있어서 이적한 걸까.
「 …………
마법사 같은 건 쓸데없어요…….
암살자 쪽이 오히려 낫습니다.
프린세스 아이린, 마법사 따위는 되지 말아주세요 」
「 될 마음 없어. 마법 따위, 잘 못 다루니까. 바로 폭주해버리는걸 」
「 안심했습니다 」
커티스는 미소지었다.
평소의 틀에 박힌듯한 미소가 아닌, 온화한 미소다.
「 그렇지만 제대로 다루지 못할 정도라면 정말로 마력이 강하군요.
마법에 대해서는 문외한입니다만, 견식은 있다고 생각했어요.
그런데 그다지 못 들어본 얘기네요…… 」
「 그래? 그럼 제법 드문 체질인지도 모르겠네 」
「 팔 수 있다면 벌이가 될 것 같지만 말이죠 」
「 ………… 」
「 마력을 말한 거라구요? 」
확실히.
마력이 남아돌아도 방해가 될 뿐이다.
비싸게 팔린다면 팔아버리고 싶다.
그러면 목표 금액 달성도 편할 것 같다.
「 완전히 다루지 못할 정도의 능력이라면 지니고 있어도 위험할 뿐입니다.
폭주하지 않도록 조심해야죠……
마력이 잘라서 팔 수 있는 게 아니라 유감이네요 」
「 이상한 말을 꺼내서 팔 수도 없는 걸 팔고싶어져 버렸잖아 」
「 나약한 소리를. 돈벌이에 쫓기고 있는 겁니까?
…… 후후, 사도 괜찮다면 제가 사드릴까요 」
「 에? 그치만 마력은 팔 수 있는 게 아니잖아? 」
커티스 자신이 잘라서 팔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 직후다.
마력의 거래 같은 건 할 수 없다.
「 그렇죠. 그러니 산다면 당신을 통째로 받아야 합니다 」
「 …… ??!
날 통째로라니……! 농담 하지마! 」
「 월등히 비싼 가격을 붙여드릴게요 」
이 남자가 하는 말은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가 없다.
농담일 게 뻔한데도 커티스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.
휘이잉, 모래폭풍이 심해진다.
어색하건 아니건 한동안 우리들은 움직일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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